헤어지고 뭐하니 (연인 편)

이별 후 다시 만날 수 있을까? #2

해보미 2025. 3. 24. 15:16

연애에서 '시간을 가지자'는 말의 진짜 의미

헤어짐을 통보받은 친구, 다시 만남까지는 일주일이 걸렸습니다.

단호하게 "헤어지자"는 말을 들은 그 순간, 친구는 모든 게 끝난 줄 알았습니다.
자존심이고 뭐고, 눈물로 매달리기 시작했죠.
하염없이 울고, 오열을 넘어 탈진 상태까지 갔으니까요.

그래서일까요.
그 남자도 완전히 돌아서지 못하고 **"시간을 가져보자"**고 말하며 떠났습니다.

시간을 가지자는 말은 끝일까, 아닐까?

저는 '시간을 가지자'는 말을 이별의 완곡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.
물론, 서로의 시간을 통해 더 성숙한 마음으로 다시 만나는 경우도 있어요.
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,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쓰인다는 걸 꼭 기억해야 합니다.

이 시간 동안 중요한 건 단 하나. 나를 어떻게 기억하게 할 것인가.
‘그래도 좋은 사람이었다’는 기억을 남길 것인지, ‘지긋지긋한 사람’으로 남을 것인지는 내 대응에 따라 달라집니다.

폭풍 연락하고 싶은 그 마음, 당연해요.

집으로 돌아온 친구는 "잘 들어갔어?", "밥은 먹었어?" 같은 문자를 보내고 싶어 했습니다.
하루라도 연락을 하지 않는 건 친구에겐 너무 큰 고통이었거든요.

하지만 저는 말렸어요.

“지금은 하루만이라도 시간을 주자.
감정이 너무 고조된 상태잖아.”

연락, 언제쯤 해야 할까?

사람마다 다릅니다.
연애 스타일, 성향, 관계의 깊이에 따라 ‘연락하지 말아야 할 시간’은 달라요.

제 친구는 매일같이 연락하고, 함께 있는 걸 좋아하던 사람이에요.
그러니 하루라는 공백도 너무 힘들어했죠. 아마 남자친구도 어딘가 허전했을 거예요.

그래서 제가 내린 처방은 단 하루, 온전한 비움이었습니다. (이 하루도 정말 겨우겨우 버텼지만요.)

24시간이 지나자, 친구는 자신의 남자친구가 감정이 누그러질 수 있는 감정포인트를 찾아 제가 준 멘트를

다듬어서 보냈습니다. 

 

📩 친구가 보낸 문자

오빠 덕분에 나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 같아.
오빠에게 이 시간이 부정적인 부분보다는,
좋았던 순간들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어. 나처럼.

오빠는 모르겠지만, 나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면 더 힘들 것 같아.
나를 생각해 준다면, 시간에 리미트가 있었으면 좋겠어.

 

문자를 보내고 나서도 친구는 몹시 불안해했습니다.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죠.
저도 “이번에도 답이 없다면... 마음을 조금씩 정리하자”라고 이야기했어요.

이별을 먼저 말했다고, 그 사람도 쉬운 건 아니에요.

예상보다 빠르게 답장이 왔습니다.

“주말에 보자.”

단답이었지만, 친구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얼굴을 했어요.
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일주일이였을거에요.

재회를 원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‘존중’과 ‘반전’

이별을 준비 중인 사람의 마음을 되돌리려면 존중과 함께, 예상하지 못한 반전의 태도가 필요합니다.

매일 연락하던 사람이 하루 연락을 멈춘다면, 상대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.

“어? 왜 갑자기 조용하지?”
“내가 너무 심했나?”

이 ‘반전’이 재회의 기회로 연결되기도 해요.
물론 무조건 되는 건 아니지만, 감정을 정리할 시간 +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는 있습니다.

'시간을 갖자'의 진짜 의미

많은 사람들이 “시간을 가지자”는 말을 듣고 혼란스러워합니다.
끝난 것 같지만, 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, 희망을 갖자니 상처받을까 봐 두렵죠.

이럴 땐, 그 말의 의도와 방향을 읽는 게 중요합니다.

이 시간이 정리의 시간인지,
아니면 돌아보기 위한 시간인지.

그리고 내가 너무 멀어지지 않도록, 적당한 감정의 메시지를 남기는 것.
그 한 문장이 마음을 되돌리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.

 

마무리하며

지금 ‘시간 갖기’라는 애매한 관계의 끝자락에 계신가요?

그렇다면 이 글이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으면서도,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.

재회는 때로 기술이기도, 태도이기도 하니까요.
무엇보다 나 자신을 먼저 지켜주세요.

시간을 가지자는 연인 문자